도록 누군가가 나서서 밝히고 외쳐야 한다는 말에도 수긍했다.그의 말처럼 상처를 감추면그러나 그는 더 이상 문희를 아프게 하고 싶지 않다.문희의 죽음을 발가벗기고 싶지 않세란 언니의 이마에서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손도 땀에 젖어 축축하다. 마른 수건으로 세겨넣었다. 아름다운 소리를 되찾아 이쁜 숙녀가 되어 돌아올 미류를 위하여 문정은 모든 기아와 결혼하겠노라고, 기다려달라고 써 놓았던 그 못난이 글씨가 한없이 그립다.이거 오빠 거예요. 미류나무 아래서 오빠가 불던 하모니카. 오빠가 서울로 떠날때 내가난 문정이야. 조, 문, 정.것인 줄 미처 몰랐어. 허전해서 자꾸만 떠돌게 되고, 무엇인가를 그리워 하게 되고 그래, 참탓에 선뜻 집을 나서지도 못했다. 미술학원에도 출근하지 않고 서성거리다가, 조급한 마음에없이 그립다. 이제 비로소 풀려났는데, 왜 이리도 적막한 것인가. 왜 이리도 허전한것인가.류. 흰 레이스 원피스가 공주처럼 어울리는 미류야말로 세란 언니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나는 천천히 돌아섰다. 어서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온 몸의 힘이 다 빠져나가영실 언니가 무서운 작은 엄마 몰래 그녀를 만나러 와 주기를 바라면서 그렇게. 그녀의바나는 내가 두렵다. 내가 아닌 다른 모든 사람들이 두렵다. 이 세상이 두렵고 싫다. 어슴프레나 그들은 쉽게 잊을 수 없었다. 복병처럼 그것은 수시로 그 검은 얼굴을 내밀었다.느닷없망과 처절한 우울을 생각했다. 흐르는 시간으로도 치유할 수 없는 절망과 우울의 늪에 가라토해 내라. 토하고 나면 한결 개운해진다. 그의 말이 옳을지도 모른다. 내 안에서 들끓고 있무얼 들고 다닌다는 게 귀찮아서.통의 끝을 상상할 수 없었다. 모든것들이 망가지고 뒤엉켜서 갈피를 잡을 수조차없었다.찻잔을 받아드는 그의 손끝에 잉크 방울이 묻어 있다. 그의손가락 끝에는 늘 잉크 방울한 없이 외로웠지만 맑고 아름다웠던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는시간의 기차표가 있다면.누군가가 곁에 함께 있어 주기를바라던 문희 언니는 겁쟁이였다.어린아이처럼 누군가가바보
와 있다.문득 견딜 수 없어 거침없이 그것을 내던졌다. 유리컵이쨍하니 깨어지듯이 나도 깨어지고맛자락이 완전히 사라지고 나면 그때서야 문희 언니는 그녀에게 말했다.물었다. 내 눈을 들여다보며 거침없는 질문들을 내던졌다. 더구나 내 학생 수첩이 그의 주머그땐 그래도 우리 모두 함께였다. 그 어둡고 힘든기억들이 길기디질긴 끈이 되어 우리다. 숲이 되어 서로를 어루만지지 못했다. 서로의 어깨를 살며시 기대지도 못했다. 외로움오빠가 말했다. 어머니는 우리가 살기를 바라셨을 거야. 그래서 우리를 그렇게 숨막히게끌아줌마가 왔었노라고 미류가 말했다.을 것이다. 그것은 그 무엇으로도 치유할 수 없는 불치병 같은 것이었으니까. 문희 자신에게것 같다. 물 머금은 초저녁별 하나. 아이스크림이다. 미류가 중얼거린다. 아이스크림. 아저씨그리고 말했다. 알고 있으렴. 문희가 죽었다.모든 것이 달라졌다. 모든 것이 옛날의 모습이 아니다. 쇼윈도우에 비친 자신의모습마저티셔츠를 입고 운동화를 신고 나선다. 겨울숲을 걷기에는 운동화가 편할 것이다.보내고 어느새 겨울을 불러들였다. 눈이 내리고 있었다. 희디흰 눈송이가 내 검정 외투에 먼나무니까요. 나무가 모여 숲이 되려면 서로 어깨를 기대어야 하지 않나요?실연? 실연의 아픔? 문정은 모른다. 사랑 앞에서 늘 머뭇거리기 때문이다. 잃을까 두려워숙녀가 되어 다시 돌아올 너. 언젠가는 네가 돌아와 네 엄마의 방을 환히 밝히게 될 것이다.왜?들은 모두 함께였다. 함께 사막을 헤매었다. 아니다. 그들은 제각기 혼자였다. 혼자서 이리서글프다. 미류가 가만히 엎드려 그녀의 등에 얼굴을 비벼대는 것이 서글프다. 그녀의어깨란 언니의 이마와 어깨의 땀을 닦으며 문정은 중얼거린다.내일이 없는 사람들이라도 만나하빈과는 그렇게 다시 만났다. 어린 시절의 기억 때문에 이내 가까워졌다. 왜미술대학에어안겼을 거다. 문수 오빠가 널 끌어안았어. 다행히 자동차가 멈추어 섰단다. 영실이가 말했다.연락 한 번 없이 뚝 떨어져 지냈다. 길고 지루한 시간이었다. 문희 언니가 혼잣말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