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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시가 떨어지자 직원들은 모두 규격에 정해진 건의함을 만들어 가

글쓴이 : 폼좀나게 날짜 : 2021-04-18 (일) 17:06 조회 : 2353
지시가 떨어지자 직원들은 모두 규격에 정해진 건의함을 만들어 가지고 마을로 흩어져 내려갔다.내 이형한테 하나 보여주고 싶은 게 있는데, 이형은 이게 뭔지 말을 해줄 수가 있겠소?한데 그 원장이 느지막이 사무실을 나와서는 갑자기 부임 인사를 서두르기 시작한 것이다.이야기는 거기서 제2장이 끝나고 다시 3장이 이어지고 있었다.3장의 이야기는 소년을 내보내고 난 이순구의 배반에 관한 설명이었다.이순구는 소년을 섬에서 내보내고 나서도 여전히 불안한 마음이 걷히질 않는다.섬 안엔 이제 그 악명 높은 사또의 채찍이 기승을 떨기 시작하고 있던 시절작업은 더욱더 가혹해져가고 그의 비밀은 언제까지나 비밀로 남아 있었다.그 비밀이 언제 탄로나서 하찮은 직위나마 그이 순시원 자리가 달아나버릴지 모를 일이었다.작업이 고되다보니까 순시원으로서의 그의 조그만 특권까지를 부러워하는 자들이 있었다. 이순구는 이제 동료나 이웃마저 의심스러웠다.그 동안 공을 들여온 순시로서의 말단 관리직이나마 더없이 새로운 애착이 생기기 시작했다.그는 어떻게 하든지 그 순시원의 자리만은 지켜낼 결심이었다.“사람들은 문둥이들의 비렁뱅이질을 무엇보다 싫어합니다. 그건 지사님께서도 마찬가지실 줄 압니다. 전 이 일로 해서 무엇보다 먼저 그자들의 더러운 비렁뱅이질을 그치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조그만 땅이라도, 그들끼리 한곳이 모여 살 그들의 땅을 갖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이제 녀석들도 어느 정도는 희망을 가지게끔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뭡니까. 저희 오마도 개척단 단기의 마크는 손가락이 잘려나간 문둥이의 몽당손 모양입니다. 원생들은 그 손가락이 없는 손을 그린 깃발 아래서 역시 손가락이 없는 손으로 돌을 나르고 둑을 쌓아올렸습니다. 저들은 아마 저들의 썩어 들어가는 몸뚱이를 물속에 던져넣어 둑을 싸아올리라 해도 능히 그렇게 할 각오들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건져올린 오마도 땅입니다. 그런데 그 땅을 이제 작업 부진과 공사 기술 부족이라는 구실로 억울하게 빼앗길 수는 없습니다. 그 누가 어떤 명분을 내세우며 일을
원장은 마침내 짜증이 나고 말었다. 그것은 차라리 말보다는 훨씬 음험하고 위협적인 거부 반응의 일종일 수 있었다. 그는 거대하고도 허망한 침묵의 벽 앞에서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전 것이었다. 어떻게 하든지 그 미궁같은 침묵의 벽을 허물어 뜨리려고 한동안 무던히 애를 먹고 있는 기색이었다.상욱은 그만 어안이 벙벙해지고 말았다. 무모하리만큼 엄청남 계획이었다.이 녀석 좀 자세히 살펴봐주십시요.파도에 휩쓸리고 침하로 인해 물 속으로 자취를 감춰 들어갔을망정 옛 돌둑의 흔적은 두번째 투석 작업을 훨씬 용이하게 했다.하지만 사실을 말씀드리자면, 원장님의 그 의욕적인 천국 설계에는 처음부터 몇 가지 오해가 따르고 있었습니다.원장의 강력한 지시와 경고가 하달된 다음부터 공사장 분위기는 다시 한동안 잠잠했다. 침하는 여전히 그치지 않았으나, 원생들은 불평없이 묵묵히 돌과 흙을 져 날랐다. 사고가 일어난 날도 공사장 원생들은 동요의 빛이 그리 없었다. 원장이 연말까지 작업시한을 정해 놓은 지 보름 안에 또다시 채토장 붕괴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흙더미 속에서 다시 두 사람이 시체가 되어 나왔다. 오마도 물귀신이 정말로 생사람을 원한다면 그것으로 이제는 네 사람째가 되는 셈이었다. 제물로 바쳐져야 할 사람은 이제 나머지 한 사람뿐이었다. 끔찍스런 사고현장을 목격하고도 원생들은 도대체 표정 하나 달라지는 기미가 안 보였다. 사고는 무슨 당연한 작업절차나 되는 것처럼 조용히 마무리지어졌다. 공사장은 천연스러울 정도로 평온스런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다. 조원장은 이미 그 기분 나쁜 침묵의 뜻을 알고 있었다. 그는 몸서리가 나도록 조용한 침묵 속에서 한 걸음 한 걸음 그에게로 다가들고 있는 자기 운명의 그림자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자연의 횡포에 이은 인간들의 두 번째 배반극은 서서히 그 막이 올려지고 있었다. 이날 저녁 조원장은 섬 관사로 돌아오자 다시 한번 자신의 마지막 각오를 다짐했다. 그리고 조용히 눈을 감고 기다렸다. 병원 직원 한 사람이 헐레벌떡 그의 관사로 뛰어들어 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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